Project Description

서래마을 하얀얼굴집
Seorae W
hite facade house

 래마을 남단 서리풀공원 언덕에 인접한 이 집 자리에는 원래 의뢰인의 가족들이 살던 오래된 2층 단독주택이 있었다. 몇 십여 년의 세월에 가족의 보금자리는 이제 너무 좁고 낡아버렸고 삼대를 포함한 더 많은 가족들이 모두 함께할 수 있는 새집을 만들고자 했다.

위    치 :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용    도 : 다세대주택_도시형생활주택+근린생활시설(사무소)
연면적 : 451.37 ㎡
규    모 : 지하1층, 지상5층
사    진 : 노 경
마을의 풍경

서래마을의 개성 넘치는 메인 도로와는 달리 주택가는 좁은 생활도로 사이로 다가구 다세대 건물이 마주하는 전형적인 공동주택 동네의 모습이다. 그럼에도 언덕 높이마다 켜켜이 뻗은 골목길의 모습은 긴 시간 변화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으며 한적함과 고요함으로 최근의 신도시 주택단지와는 다른 고즈넉한 동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 동네에서 살아왔던 만큼 의뢰인은 동네 풍경에 어울리면서도 신선함을 주고 싶어 밝고 경쾌한 이미지의 새로운 집을 만들고자 했다.

건물의 디자인 컨셉

하얀얼굴집은 개성을 얻기 위한 불필요한 건축 장식요소를 배제하고 매스 본연의 스케일감과 형태적 특성이 가지는 가능성을 기반으로 재료의 색상과 질감의 분리만으로 개성 있는 아이덴티티를 충분히 이루어내고자 했다. 건물의 재료 선택과 적용은 의뢰인의 흰색 건물에 대한 이상과 비용과 관리의 현실성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이다.

도심 속 흰색 컬러는 어떤 재료라도 재도색과 재시공 등의 지속적인 유지 비용이 들고 시간이 지나고 나면 방치하는 경우가 많아 초기 비용이 좀 더 들더라도 세정 가능한 박판세라믹패널을 적용했다. 전면을 제외한 모든 면은 동네의 주요 텍스처인 벽돌을 적용하여 연갈색톤의 콘크리트 롱브릭이 흰색 박판세라믹 파사드와 보색을 이루면서 전면을 더욱 강조하는 바탕이 된다. 전면 파사드는 비정형의 바운더리와 다양한 형태의 창문과의 조화로 거리에 밝고 경쾌한 이미지를 만들어내며 무거운 매스감을 가볍게 보이도록 한다.

공간 활용의 방향

이 집은 지상 5개층과 지하층으로 구성된다. 대지는 높은 언덕의 경사지로써 후면의 일조 사선제한을 많이 받아 법정 연면적을 모두 활용치 못해 가족들의 공간 수요에 비해 여유 있는 공간구성은 제한적이지만 지하층 활용, 복층 구성, 다락 등을 활용하여 각 층별, 용도별, 세대별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하고자 했다. 지상 1층과 지하층은 복층으로 사무공간으로 구성되었고 인접대지 레벨 차이를 이용해 지하층도 풍부한 채광을 받아들이는 쾌적한 사무환경을 가진다. 2층은 두 세대의 투룸형 주거, 3층은 한세대의 주거, 4층과 5층은 복층 한세대 주거로 구성된다.

< 단면도 > 1. 근생(사무소) 2.201호 3.202호 4.301호 5.401호 6. 다락

< 지하층 평면 > 1. 사무실

< 1층 평면 > 1. 사무실

< 2층 평면 >

일조 사선제한으로 두 개 층을 합쳐 약 28평의 볼륨을 가지게 되는 4,5층 공간은 복층 주거공간으로 다락과 함께 4개의 침실을 갖춘 주거공간으로 구성했다. 그러면서도 식당과 가족실 등은 최소한의 면적과 높은 층고로 여유 있는 공간감을 가지는 가족 공용공간이 되도록 구성했다. 향후 가족 구성원의 변화와 공용공간의 확장 활용을 염두 해서 침실 벽은 손쉽게 확장 가능토록 건식벽체 구조로 계획했다.

좁은 도로임에도 일조가 양호한 남측의 전면 창호들은 프라이버시 확보가 불가능한 아파트식 통창보다는 각 실의 용도별로 내외부 간의 적정한 개방성과 일조량 그리고 인접 건물 창의 위치를 고려하여 크기와 형태 그리고 위치를 정했다.

< 4층 평면 >

< 5층 평면 >

삶을 영위할 이들의 실제 만족을 위해서, 유한한 건축 자본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건축가 스스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결과를 이루기 위해서 매번 여러 주제에 대해 준비하고 답을 만들어 내지만 그 노력을 건축가 혼자만 하고 있다면 좋은 결과는 나올 수 없다. 하얀얼굴집은 가족 구성원분들의 참여와 노력이 충분히 뒷받침이 되었고 주어진 상황 속에서 모두가 만족하는 결과가 나오게 된 것 같다.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건축비와 비정상적인 경제 상황으로 예비 건축주, 설계자, 시공사 모두 힘든 상황이며 누구에게도 쉬운 도전이 아니게 되었다. 건물의 완성 결과에 대한 소회를 디자인 이야기 만으로 남기기에도 이 현실적인 문제와 고민이 압도적이 되어버렸다. 이런 상황에서 준비부터 완공까지 긴 시간 어려움을 극복하고 뜻을 이루어낸 건축주분께 다시 한번 축하 말씀 전해드리며 새집에서 가족 모두의 아름다운 일상이 이어지길 바란다.